마이클 J. 폭스는 1980년대 타임머신 시리즈물로 최고의 흥행을 했던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에서 주인공이자 록스타를 꿈꾸는 10대의 고등학생 마티 맥플라이 역할로 주연을 맡아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청춘스타의 상징이 된 캐나다 출신의 유명 배우입니다. 또한 이 영화는 명절 때마다 TV에서 단골로 방영되는 시리즈로서 마이클 폭스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얼굴이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활달하고 유쾌한 젊은 10대 청소년의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지만, 최근 그의 소식을 전하는 영상들에서는 손발을 떨며 몸을 제대로 잘 가누지 못하는 등 안타까운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요, 작은 키와 신체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2022년 11월 아카데미 거버너스 어워즈에서 명예 오스카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가 지나온 삶의 행로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 작은 키를 긍정으로 극복하다.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10대 청소년으로 분한 그때 마이클 폭스의 실제 나이는 22세였습니다. 그렇게 작은 키를 가진 10대 청소년이 실제로는 22세의 청년이었다고? 사실 마이클 폭스가 그렇게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그의 작은 키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활달하고 모험적인 청년의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는 그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이면에는 힘들었던 어린 시절이 있었습니다.
또래의 여학생들보다도 작은 키로 인해 어렸을 때부터 온갖 놀림과 괴롭힘의 대상이 되었고, 심지어는 작은 키에 딱 맞는다는 이유로 친구들에 의해 학교의 사물함 캐비닛에 갇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긍정적인 생각과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상대의 놀림에도 전혀 위축되지 않는 대응을 하였으며, 작은 키를 오히려 무기 삼아 친구들을 웃기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긍정적인 생각과 노력을 바탕으로 여자 친구를 사귀기 위해 가입했던 방과 후 연극부에서 그는 큰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를 눈여겨보던 연극부의 선생님으로부터 12살 아역 배우를 모집하는 오디션 공고에 지원해 볼 것을 권유받게 된 것입니다. 그는 16살의 고등학생이 어떻게 12살 아이의 오디션에 지원하냐고 했지만, 선생님은 '너만큼 똑똑 12살은 세상에 아무도 없을 거다. 모습은 12살인데 뇌는 16살이니 너는 무조건 붙을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을 말씀처럼 정말로 오디션에 합격한 마이클 폭스는 캐나다 TV 드라마 '레오 앤 미'라는 시트콤에 전격 캐스팅되어 초등학생 역할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할리우드로 진출한 그는 몇 해 동안 어려움을 겪었으나, 배우를 포기하려고 하기 직전에 출연한 드라마 '패밀리 타이즈'라는 코미디 시트콤으로 큰 성공을 거둡니다. 이를 계기로 폭스는 세계적인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신작 영화에 캐스팅됩니다. 이때, 마이클은 '패밀리 타이즈'에 출연 중이던 시기였고 방송사에서는 간판스타인 마이클이 빠지는 것을 반대했으나, 영화사 측에서 사정하여 간신히 촬영 허락을 받아 영화에 출연하게 됩니다. 낮에는 시트콤 '페밀리 타이즈', 밤에는 영화를 찍는 강행군에 거의 잠을 못 자며 좔영하였고, 그 뒤 모두가 알다시피 초대박을 친 이 영화가 바로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세계적인 청춘스타로 떠오르게 됩니다.
그가 '백 투 더 퓨처'로 세계적인 배우가 되기까지 그의 작은 키는 많은 장애물로 작용했습니다. 어려서는 놀림과 괴롭힘의 원인이 되었고, 여자 친구를 사귀기 위해 가입한 고등학교 방과 후 연극부에서는 모든 여학생이 남자가 아닌 동생처럼 대했으며, 연극에서의 역할도 멋진 남자 주인공이 아니라 난장이나 작은 아이 역할만을 해야 했습니다. 또한 시트콤 '페밀리 타이즈'에서는 출연 직전까지도 방송사 사장이 그의 작은 키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스타성이 없다며 계약을 해지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이 모든 상황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스타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 29세의 젊은 나이에 파킨슨병 선고를 받다.
'백 투 더 퓨처'로 세계적 청춘스타가 된 폭스는 '페밀리 타이즈'에서 함께 출연했던 트레이시 폴런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림으로써 최고의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나이 29세이던 1991년에 손 떨림 현상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병원에 갔던 그에게 파킨슨병의 선고가 내려집니다. 의사는 병을 고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10년 이내에 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소견을 얘기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현실을 마주한 폭스에게 또 하나의 슬픔이 있었는데 아버지가 불과 1년 전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것입니다.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과 건강을 잃은 그는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웃음을 잃었고, 우울한 날들이 계속되었습니다. 자수성가한 20대의 젊은 나이와 많은 재산도 병을 고칠 수는 없었습니다. 무력감에 빠져 술에 취하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술에 취해 잠이 들었던 어느 날 한밤중에 잠깐 잠이 깨인 폭스는 소파에서 숨죽여 울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는 다시 삶을 되찾기로 결심합니다.
* 다시 찾은 삶, 그리고...
좌절에서 일어선 그는 이후 방송과 영화를 통해 왕성한 활동을 이어갑니다. 손 떨림 현상이 심해져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자 발병 후 7년 만인 1998년 스핀 시티(Spin City)로 에미상을 수상한 직후 그는 대중에게 자신의 병을 공개하여 주변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후 증세가 악화되자 2000년 배우 생활을 은퇴하고 주로 성우로서 활동을 계속합니다. 또한 같은 해에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마이클 J. 폭스 재단을 설립하여 파킨슨병의 치료법을 연구하기 위한 활동가로 봉사활동과 모금 활동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그는 인지기능의 장애가 심해져 2020년 11월 공식 은퇴를 선언했으며, 현재는 폭스 재단의 활동에만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설립한 폭스 재단은 화이자, 노바티스, UCB 제약 등 여러 제약회사와 협력관계에 있는데 현재 지구상에서 파킨슨병 약제를 개발-유통하고 있는 회사들 모두와 협력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인텔도 폭스 재단과 협력하여 파킨슨병과 치료법에 대해 연구해 나갈 것을 발표하였습니다. 현재 신약 개발, 유전자 연구, 영상기법, 파킨슨병의 진행과 관련된 인자 등 다방면에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대부분 공개되어 있어서 관련 지식만 있다면 모두 홈페이지에서 조회하거나 다운로드 받아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CBS와 오랜 투병 생활에 대한 인터뷰의 마무리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삐딱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매혹적인 삶입니다. 감사의 마음으로 낙관주의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감사할 것을 찾을 수 있다면, 당신은 뭔가 기대할 것을 찾을 수 있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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